그는 한평생 남의 집 머슴처럼 그렇게 쉬지 않고 일을 했다. 어릴 때 그곳은 개천 위를 지나는 다리를 중심으로 미허가 상점들이 즐비하여 자리 잡았고, 기억 속의 그곳의 이름은 약강이었다. 시장보다 작은 규모라 그렇게 불린다고 했다. 어른들과 택시를 타고 갈 때는 '약강다리'라고 하면 그 입구에 내려주었다.그는 선을 보고 자그마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누나 가게에서 열심히 일을 하였다. 그리하여 약강다리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가게자리에 천막을 쳤다. 그리고 새벽 경매시장이나 큰 시장, 밭떼기 등을 통해 물건을 조달받아 판매하는 소매상, 채소장사를 하였다. 그 덕에 계절에 맞게 아이들에게 음식을 해 먹이고, 과일을 사 먹이고, 생선을 사 먹일 수 있었다. 정수리에 희끗희끗 첫눈이 오기 시작할 때까지도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