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엄마, 이제 밤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거야?"
"응"
"왜? 빨간색 주황색 노랑색 초록색 파란색 모두 다 감정색이 먹어버리는 거야? 검정색한테 다 먹혀?"
"아니 다른 색들은 모두 자고 있는거야"
"엄마 그럼 밤에는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와?"
"응"
"엄마 그런데 나 검정색하고 하얀색만 나올때까지 여기 간지러워도 안긁고 참고 있었어"
"그래? 잘 했어"
"엄마 그런데 딱지가 상처가 딱지가 생기면 한번에 다 떨어져?"
"아니 그럴수도 있고 안그럴수도 있고"
"엄마 그럼 딱지가 반으로 쪼개져서 떨어져?"
"응 그럴수도 있고 안그럴수도 있지"
"엄마, 그런데 나 너무 무서워. 어젯밤에 잘때 고대비 나왔어"
"고대비? 그게 뭔데?"
"고대비 있잖어 그거 진짜 무서워 진짜진짜 무서운거야 지난번에 고대비랑 생쥐랑 싸우는 거 봤어"
"그래?"
"어 그런데~ 엄마~ 아~ 나 어제 잘때 고대비가 나왔어. 꿈에"
"그래? 정말 무서웠겠다"
"어 그런데 엄마 나 무서워 옛날이야기 해줘"
"옛날이야기?"
"어 아무거나"
"의좋은 형제...사자와 생쥐..."
"엄마 그런데~ 나~ 어~ 어~ 비둘기와 생쥐 이야기 해줘"
"비둘기와 생쥐? 그게 뭔데?"
"그~ 있잖아 나~ 비둘기와 생쥐 이야기 알아. 지난번에 엄마카투리에서 봤잖아"
"비둘기와 생쥐? 엄만 잘 모르겠는데?"
"어~ 그~ 어~ 왜? 있잖아~ 비둘기와 생쥐가 살았는데 생쥐가 물에 빠져서 비둘기가 구해주고 사냥꾼이 비둘기를 사냥하려고 하니까 생쥐가 사냥꾼 다리를 물었잖아~"
"아, 비둘기와 개미?"
"어? 어 비둘기와 개미 비둘기와 개미구나. 엄마 나 그 비둘기와 개미 이야기 해줘"
"그래 알았어"
그게 한 3년 전쯤 아이가 한참 유치원에 다닐때
자다가 새벽 2시반쯤 일어나 한시간동안 옛날이야기를 했다는......마흔 넘은 엄마의 이야기
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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